숨 막혔지만 행복했던 제주시 맛집 재현이네갈비

2022. 11. 29. 07:00제주시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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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수입산을 사용하지만 그 맛이 좋아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좋다는 제주시 맛집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내돈내산)

제주 재현이네갈비. 위치는 제주시 연동.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미풍해장국 근처, 신제주 우체국 바로 옆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제목이 조금 이상하지요? 숨 막힌데 행복하다?

그 이유는 바로 중학생인 아들과 단둘이 데이트를 하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질문을 하면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아들. 생일이었기에 필요한 게 있으면 제발 말해달라고 했지만 필요한 게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아들.

그렇다 보니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전혀 모르는 정신없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재현이네갈비는 맛보다는 가성비가 좋았다는 것과 제 일상 이야기를 위주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주 재현이네갈비 도착.

이날 이 식당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그건 바로 등갈비 메뉴가 있다.

어릴 적 아들이 워낙에 좋아하다 보니 지금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 선택을 해보았습니다.

더욱이 검색을 해보니 현지인들이 매일 줄을 설정도로 유명하다기에 맛은 검증된 것 같아 와 보았습니다.

내부.

이른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지인들이 계속해서 들어오는 상황.

메뉴판.

대부분의 손님들이 양념 살갈비와 양념 등갈비를 주문하고 추가 주문은 양념 살갈비로 많이들 하시더군요.

그렇다면 저 또한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런데 가격을 보니 너무 저렴했습니다.

만일 제주산을 사용한다면 200g에 20,000원 정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재현이네갈비는 350g에 12,000원.

수입산이어서 가능한 가격이지만 저렴해도 너무 저렴했습니다.

이래서 동네 현지인들에게 가성비가 좋기로 유명한가 봅니다.

영업시간과 주차장 정보.

별도의 주차장은 없었습니다. 인근 주택가 또한 주차하기란 쉽지만은 않은 동네이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영업시간은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휴무일은 첫째, 셋째 주 일요일이니 이 또한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밑반찬.

단출합니다.

하긴 갈비를 먹을 땐 밑반찬은 잘 안 먹다 보니, 아니 가격이 워낙에 저렴하다 보니 밑반찬으로 배를 채우는 건 아깝지 않나 싶습니다.

양념 살갈비 하나, 양념 등갈비 하나.

주문과 동시에 밑반찬과 고기가 전광석화처럼 나오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런 빠른 속도 또한 아들과의 데이트에선 좋은 점으로 다가왔습니다.

일단 비주얼은 합격.

그리고 양념에서 보이다시피 간이 세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또한 등갈비는 오랜만에 먹다 보니 저 또한 기대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육즙이 두 눈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화력이 셀 거라 생각을 했지만 생각보다는 세지 않았습니다.

은은하게 굽기 좋은 정도? 만일 화력이 셌다면 양념 특성상 다 타버릴 텐데 그러질 않아서 좋았습니다.

이날 제가 먹은 양은?

사진에 나온 게 전부입니다.

정확하게 일곱 점을 먹었네요.

그 이유는? 아들과 어떻게든 대화를 이끌어 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아들 반에서 몇 등해? 등수 안 나와."

"아들은 음식 중에 뭘 제일 좋아해? 만날 때마다 돼지고기만 먹으니까 다음엔 다른 거 먹어보자. 없는데?"

"아들 생일 선물로 뭘 사줄까? 필요한 거 없는데?"

"아들 에어소프트 건 좋아해? 그게 뭐야? 장난감 총인데 가스총이어서 실감 나. 백만 원 넘어~ 사줄까? 필요 없는데."

"스포츠는 뭘 좋아해? 지금 월드컵 하니까 축구는 당연히 좋아하지? 싫어하는데?" 등 등 등.

정말이지 숨 막히는 순간이었습니다.

나도 중학교 땐 아버지에게 저랬는데.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나 또한 아버지가 되다 보니 아버지에게 미안한 마음도 생기는 순간이었습니다.

해물 향이 진했던 된장찌개.

아들도 한입 먹더니 아무 말도 안 합니다.

더욱이 고개를 푹 숙이고 열심히 먹기만 합니다.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 딱 이 순간 느꼈던 제 감정이었습니다.

양념 등갈비.

소주 한잔에 등갈비 한점. 최고의 궁합이었습니다.

그리고 재현이네갈비를 온 이유를 아들에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아들 오늘 저녁은 여기로 정한 이유가 바로 이 등갈비 때문이야. 어릴 때 너무 좋아했잖아. 기억 안 나?

"그때는 좋아하긴 했는데 지금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또 한 번 숨이 막히는 순간이었습니다.

아니 이런 순간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이 되다 보니 잠시 시간을 주기로 했습니다.

음식 다 먹을 때까지 생일 선물 말 안 하면 앞으로 매년 생일 선물은 없다. 협박을 해보았습니다.

그제야 아들이 입을 엽니다.

"나 아이패드 펜슬 사주라. 근데 십만 원 넘어." "백만 원 짜리라도 사줄게."

너무나도 고맙고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진짜 행복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들과의 데이트는 저에겐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헤어질 땐 아들이 용기를 내주더군요. 안아줘. 너무 고마웠습니다.

앞으로 더 자주 만나서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선물도 더 많이 사줘야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만날 땐 지금보다 더 친해지길 바래 봅니다.

저 또한 아버지에게 더 잘해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왜 이렇게 힘들지?

아니 지금부터라도 아버지에게 제가 먼저 다가가 봐야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아버지와 아들에게 지금보다 더 시간을 할애하시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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