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했지만 반했습니다. 제주 성읍 맛집 옛날팥죽

2022. 12. 16. 08:05제주시 맛집/서귀포 맛집

반응형

오늘은 순수하다 못해 깔끔하기까지 했던 제주 성읍 맛집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내돈내산)

제주 옛날팥죽. 첫맛은 이건 뭐지 싶을 정도로 밍밍한 맛 덕분에 이곳이 진짜 맛집이 맞나 하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하지만 먹다 보니 점 점 맛있어지는 희한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더욱이 날씨가 추워지는 요즘 특히 더 생각이 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팥죽을 극도로 싫어했던 내가 이렇게 반하게 되다니. 나이를 먹으면서 제 입맛도 변해가나 봅니다.
동짓날이 다가오는 만큼, 겨울철 별미음식인 만큼 팥죽 한 그릇 드셔 보시는 건 어떨까 싶어 이렇게 소개를 해봅니다.

제주 옛날팥죽 도착.

우도로 돌아가기 전 간단하게 먹기 좋기에, 현지인들에게 유명하다기에 일부러 찾아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았다면 일부러 찾아가진 않았을 겁니다.
그 이유는 팥죽이 맛있다는 걸 이제까지 모르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팥이 들어간 붕어빵과 팥빙수는 좋아하는데 왜 팥죽은 싫어할까? 제 몸뚱이이지만 아리송합니다.

내부.

규모는 자그마했습니다.
그런데 뭔가 참 정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옛날 초가집이 주는 푸근함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무.
또한 주차장은 6대 정도 댈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메뉴판.

팥칼국수 8,000원 / 새알팥죽 9,000원 / 시락국밥 5,000원 / 호박죽 8,000원 / 식혜 2,000원 / 수정과 3,000원.
새알팥죽은 2인 이상 주문해 주세요. 아쉽다.
솔직히 칼국수보다는 새알이 먹고 싶었지만 이날은 혼자였기에 어쩔 수 없이 팥칼국수를 주문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시락국밥 5,000원. 요즘 같은 고물가 속 이 가격이 믿기질 않았습니다.
시락국밥은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먹어봐야겠습니다.

소금과 설탕.

팥죽과 단짝인 친구들이 한편에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취향에 맞게 넣으시면 되겠지요? 그런데 설탕파가 많을까? 소금파가 많을까? 급 궁금해집니다.

물은 손수 드십니다.

필승. 갑자기 군대 용어가 생각나는 문구였습니다.
제주 옛날팥죽 사장님이 남자분이신가? 아닌데 영수증을 보니 여자분이신데?
이 문구 하나 때문에 혼자였지만 재미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밑반찬.

고추장아찌와 깍두기.
솔직히 처음 팥죽을 먹을 땐 이 밑반찬이 없었더라면 먹는 걸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고추장아찌의 맵고 짭짤한 맛과 칼칼하고 시원한 깍두기의 맛으로 팥죽을 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나온 팥칼국수.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새알팥죽은 2인분 이상이라는 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엔 혼밥 손님도 많기에 1인분도 해주시면 더 더 더 감사하겠습니다. 제발요.

가장 먼저 팥죽을 맛보았습니다.

아무런 간이 안되어 있었습니다. 팥 본연의 맛만 났습니다.
단맛이 전혀 없는 그렇다고 짠맛도 전혀 없는 맛 덕분에 제가 싫어할 수밖에 없는 맛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선택을 해봐야겠지요.
설탕을 서너 티스푼 넣을 것인가? 소금을 한두 티스푼 넣을 것인가?
저의 선택은 소금 1 티스푼을 선택해 보았습니다.

역시 이건 뭐지 싶은 맛이었습니다.

하지만 음식을 남기는걸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 탓에 억지로 계속해서 먹어보았습니다.
3분의 1 지점에서부터 반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어? 이게 왜 맛있어지지? 소금 1 티스푼만 넣었을 뿐인데? 나중에는 저 저조차도 이해가 되지 않는 맛이었습니다.

팥죽이라는 게 참 매력 있는 음식이구나.

입에 적응되기 전까진 돈이 아까워서라도 고추장아찌의 맵고 짭짤한 맛으로 먹었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엔 팥죽만 연신 먹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소금 한 티스푼만 넣었으니 어찌 보면 소량의 소금을 사용했다고 무방하겠지요.
그런데 이 맛이 맛있다니. 이런 게 재료 본연의 맛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해보았습니다.

진짜 잘 먹었다.

나의 편견을 깨준 팥죽. 이런 맛이었구나를 처음 알게 해 준 맛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욱이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할 땐 세상 달달하게 해서 먹어왔던 제자신이 후회가 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다음에 가게 된다면 그때는 설탕과 소금. 그 어떤 것도 추가를 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먹어봐야겠습니다.
그땐 또 어떤 맛일지 기대해 보며 이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전 이 업체와는 전혀 무관하며 100% 내. 돈. 내. 산. 솔직 후기임을 다시 한번 강조해 봅니다.

반응형